이한나는 어둠 속의 빛을 그린다. 캄캄했던 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그녀를 이끈 것은 한 줄기의 빛이었다. 작은 촛불이 암흑을 어렴풋한 어둠으로 만드는 것처럼, 한 줄기의 빛은 주변을 서서히 밝혀주었다. 언제나 그녀의 곁에 머물러왔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존재들의 숨소리와 온기도 드러내 주었다. 그것들의 숨이 피부에 와 닿는 순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그리는 것은 빛과 어둠이 서로를 안아주는 몽환적인 순간들, 밤의 안온함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들은 특히 불안정함 속에서 안정을 찾는 작가의 여정을 담고 있다. 불안정함이란 우주나 심해와 같은 미지의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막막함과 공포심처럼 불시에 그녀를 집어삼키곤 했다.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어둠의 시간을 견디다 보면 희미한 빛이 비추고 마음에 안정감이 깃들기 시작했다. 별들이 하나둘씩 밤하늘을 밝히듯 안정감은 서서히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시간을 견딘 자신의 노력과 곁을 지켜준 이들의 온기가 그녀를 붙잡아주었다. 그녀는 이번 신작들을 통해 자신이 떠돌았던 우주에서 자신과 함께 해준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와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